아들이 군인일 때 쓴 편지 글 / 늘샘 초희 오월엔 짙은 실록으로 젊음을 자랑하던 나뭇잎은 금세 늙어 버린 몸뚱아리로 바람의 장난에 이리 저리 구르고 고즈녘 한 초 겨울 날 산골 마을의 밤은 이렇게 깊어간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사랑하고 그리워할 수 있는 네가 있음에 감사한다.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엄마의 삶이 주마등 처럼 스쳐올 때도 너희들을 떠 올리면 빙그레 웃음이 번져온다 아들! 네가 내 슬하를 떠나 타지로 고등학교에 갈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국군용사가 되어 있는 늠름한 네 모습을 보노라면 가슴이 벅차온다 강원도 오지에서 그 젊고 제일 중요한 시기에 네 인생여정을 혼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 엄마는 뿌듯하고 흐뭇한 마음을 갖는다 아들! 우리가 산다는 것은 매 순간이 살얼음판이다 특별히 군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