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봄이 왔어요.
늘샘 / 초희
마치 숨 멎고 반나절이면 썩어버린 육신 처럼
그렇게 기인 겨울을 살았습니다.
동짓 팥죽먹고 한 살이 더 늘어난 나이에 쓴 웃음 짓고
정 이월이 지나고 눈 밭 속 뒤집고 얼굴 내민 복수초를
보며 봄이 곁에 와 있음을 알았습니다.
정말 쓸쓸하고 외로움에 울어야했던 지난 겨울 날
동지 섣달 긴긴 밤엔 부엉이 마저 울어대니 과부의 겨울
밤은 고요속 심연을 눕히기엔 안타까와 사도신경을
외우기도...
하늘 나라 간 남편이 그리워서가 아님을 신은 아시리라
어미 품 떠나 먼 길 떠난 아들이 그리워 잠 못드는
어미를 신은 보고 계시리라.
인생의 방향을 가늠할 무엇도 없이 그믐 밤 바다 위의
쪽배처럼 비틀거리며 세사에 있어도 세상에 없는 나의
부재를 한 아름 느낀다.
그런데,
공평하시고 공의로우신 신께서는 이렇게 아름다운
봄 날을 나에게도 주셨다.
광야같은 가슴에 희열과 환희를 안겨 주셨다.
왕 벗꽃 주술사 불러 꽃비 내릴 때 내게 보내 준
어떤 인연 그 인연이 내게 다가올 때 처럼
설렘이 몰려온다.
아~~~~이 봄 에는 울지 말아야지
구름거니는 하늘을 쳐다 봐야지
어둡고 기인 터널 속에서 빠져 나와야지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구나
과거의 아픔이랑 훌훌 털어 버려야지
아들향한 그리움의 덫에서 빠져나와야지
오늘,
이렇게 호흡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지
나는 행복하다고 외쳐야지
어제와 달라져야 오늘이 봄 날이 되는 것을
뻐꾸기 거짓말에 울음을 뚝 기치는 그런 봄
날로 장식해야지
마음을 비우면 세상은 보석 처럼 아름다워서
행복을 안겨준다는 것을 나는 알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