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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그리는 글

그 그늘이 그립다.

하나님의예쁜딸 2020. 8. 25. 17:19
    
    

    그 그늘이 그립다.
               늘샘 초희
     다투어 피고 지던 봄 꽃 흔적 아직 
     땅위에 처연할 때 
     이별을 서두르던 당신 
     여린 잎 땐 나뭇가지 여름을 맞아
     짖푸른 실록의 물결을 이루는 데,
     늘상 짓던 웃음 사진틀에 가두고 
     추모관 한 켠에 둥지를 튼 당신
     이별의 아픔 버티려 홀로의 몸부림
     이제 와 이토록 아프게 사무칠 줄이야
     언젠가 부터 나에게 
     남편이라는 나무가 생겼습니다.
     바람도 막아주고, 그늘도 만들어 주니 
     언제나 함께 하고 싶었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같이 하다보니
     언젠가 부터 그 나무가 싫어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나무 때문에 시야가 가리고 항상 
     내가 돌봐줘야 하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할 때도 
     많아졌기 때문이지요.
     비록 내가 사랑하는 나무이기는 했지만, 
     때로는 귀찮게 하고 날 힘들게 하는 
     나무가 미울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이지만 이 나무는
     나에게 괜한 짜증과 심술을 부리기도,
     그러던 어느날 부터 
     나무는 시름시름 아프며 시들기 시작했고 
     말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심한 태풍과 함께 찾아온 거센 비바람에 
     나무는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저 바라만 보았습니다.
     그 다음날 뜨거운 태양 아래서 
     나무가 없어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여겼던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사랑을 주지않으니 쓰러져버린 
     남편나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내가 나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이에 나무는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그늘이 되었다는 것을!
     수양산 그늘 강동 80리가 남편 나무였음을
     이미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는 쓰러진 나무를 일으켜 다시금 
     사랑해 주고 싶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 필요한 존재임을 
     뒤 늦게 깨달은 인고에 사랑이 되었지요.
     삶끝 내어 주고 먼 길 가신 당신
     덩그러니 나 홀로 뿐
     안개속이 되어 버린 그리움 안고 
     이제 정녕 하늘에 당신을 묻으리오리다. 
     오늘 .
     무척이나 당신 그늘이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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