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절에 젖어보세요.@
-- 머슴 운봉이--(1편)
늘샘 / 초희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 후
다시 6.25전쟁 발발,
동족상잔의 비극은 처참 그 자체가
되었음을 뉘 모르리요
그 댓가는
고아, 전쟁 미망인, 한 쪽 육신이
잘려진 장애인, 가난, 거지가 우글 거리고
피난민의 행렬이 이어지는 모습들을 가끔
영상매체나 언론 매체를 통해 보고 들으며
그 처참함을 느낀 것에 불과하다
하여,
6.25 전쟁 이 후에 태어난 내가 전쟁 후의
비참함을 말 하려는 것은 아니다.
머슴 운봉이에게,
일제 압박과 6.25를 겪으며
그에게 주어진 것은 무지와 가난이라는
멍에 뿐 이었다
그 당시 우리네의 농경문화와 농촌인의 삶을
머슴 운봉이를 통해 조명해보려 한다.
1970년대 후 반쯤으로 기억된다.
가난이 극심하여 보릿고개 라는 시절을 겪으니
아무나 머슴을 둔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래도,
논 밭이 있어 끼니 걱정을 하지 않는 부잣 집에서
머슴을 채용하는데...
채용 조건도 만만치 않았다
이름: 운봉이(000)
직책: 머슴
월급:연봉 백미 4가마
의로급여 :없음
의상비:주인댁 제공
세탁: 주인집에서 해줌
식사:주인집 제공
숙소:동네 사랑방
학벌:무제한
나이:30대에서 50대 우대
휴가:없음
상여금:없음
머슴의 조건: 주인의 말에 순종하며 육신이 강건하고
하시라도 아프지 말아야함
노동시간:AM 5시반부터
PM 8시까지 였다.
지금 같으면 상상도 못할 노동 조건이 아닌가.
더 충성스런 머슴은 밤이면 사랑방에 앉아 새끼 꼬아
멍석, 골목다리, 짚신,짚망태, 짚뚜겅,짚산태미 등을
만들어 주인의 마음을 기쁘게 했으니
가슴이 저려온다.
얼마나 피곤 했을꼬
머슴에게 필수인 것은 또 무엇인가
지게, 농기구,도끼, 낫, 톱, 이다.
니어카가 웬말이며 경운기는
상상이나 했을까
계절에 관계없이
땔감 나무가 필요했던 그 시절엔
(특히 농촌 쪽)
산에가서 나무를 (자래)를 하는 것이 머슴의
임무 중 가장 큰 임무였다.
생나무, 삭정이나무, 검불가리를 한 짐 만들어
산길을 내려오는 그의 발길은 정녕 비틀 거렸으리라
그 뿐이랴
비료가 귀한 시절
人糞(인분)은 귀한 대접을 받았고,
그것을 똥장군에 담아 등에지고 주인집 밭으로
논으로 날라다 골고루 뿌리므로 풍작을
이루었으니.....
행여,
구레논이라도 있으면 그의 고난은 눈물의 강을
이루고도 남았으리라
긍이 밭 사이로 뿌려지는 사람이 스스로 만든
비료 냄새를 그는 삶의 향기 라고 여기며
일했으리라
아마도,
잔솔 나무 아래에 앉아 자지리도 고닲음 삶에
그는 한숨 지었으리라
젊은날을 객지 행보로
여름이면 석세 삼베 옷에 몸을 가리고
속 눈물인들 어찌 흘리지 않았으리요
그도,
숫것이거늘 어찌 계집의 품이 그립지 않았으랴
해거름 질 녘에 찾아들어 갈 둥지를 어찌
그리워 하지 않았으랴
어김없이,
福자로 새겨진 사기 사발에는 산등성이 처럼 밥이
담아져나온다.
많이 먹고 일 많이 하라는 보이지 않는 압박이다.
김치,된장 ,고추장, 조선간장,에 씨래기 국이
전부인 그의 밥상이지만 운봉이에게는
꿀 맛이다.
그렇게 그의 머슴 생활이 이어지던 때에,
동네에 소박 맞은 여인이 등장했다 .
신의 배려인가
운명의 장난이련가
머슴 운봉이 (2)편에 이어 쓰고자 한다
옛 시절을 떠 올리며 많이 애독 해주시길
염원한다
구레논: 낮아서 물이 괸 땅바닥 논
긍이: 보리 밭 사이
자래: 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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