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당신을 고독하 게 하나요?
늘샘 초희
뻐꾸기 울음소리로 뒤척이는
긴긴 날 이어질 때
신의 은혜인가
신의 장난인가
파도 딛고
산길 걸어
당신과 나 연리지 되어
두 개의 가슴안에 영혼을
묶어 하나가 되니
봉지 속 기다림에
딜빛 같은 그리움도 갈무리고
살아온 십여 년의 긴 세월
무심한 세월은 그렇게 흘러 갔습니다.
사랑은 놓는 것이라고
손에 쥐지 않는 것이라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눈물은 삼킬수록
크고 단단해져 윽윽거려 토해내려해도
뱉어지지 않아 늘 가슴 안에 웅크리고
있답니다.
누가 당신을 고독하게 하는가?
올곧음과 진실함으로 내 안에
둥지를 튼 당신이십니다.
거짓을 미워하는 내게 당신은 시종일관
정직 그 자체가 되어주셨지요.
틀어진 문 틈새로 가을 바람 파고 들 때도
물고은 단풍잎 우리 사랑 노래 엿 들을 때도
당신은,
지고 지순한 일편단심으로 사랑의 끈
놓지 않으셨습니다.
단 한번도,
우린 조우가 없었기에 당신의 피부 톤이
까만지 하얀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단 한번도
손과 손을 마주 잡아 본 적이 없기에
내 손을 잡은 당신 손의 온도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하올지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고독의 배에 태운 사공일지라도
내 사랑의 배에 당신을 내려 놓지 않고
노저으며 살고 싶습니다.
내 호흡이 멈추는 그 날까지...
언 발 녹여 줄 따스한 방바닥 꿈꾸지
않으며 서로의 아픈 상처 감싸 주며
잃은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영혼과 영혼으로 연리지 되니
창틀에 붉은 그리움 희나리 될 때 까지
나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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